Januar

2022년 1월호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름의 초입. 언저리에 있는 7월입니다. 진정될 것 같던 코로나가 아직은 완전 회복까지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다들 여름 휴가 계획은 어떻게 세우셨는지 궁금합니다. 많은 제약이 생겼고, 해외는 갈 수도 없는 상황이지요. 저도 기다려 보고는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번 휴가는 국내에서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휴가를 떠나 어서 이 상황이 진정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모쪼록 건강 유념하시고, 아쉬운 마음 터키 여행기로 달래보시기 바랍니다.



● 술탄 아흐멧 광장을 걷다

 

 

제대로 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미리 예약해둔 식당 세븐힐즈 레스토랑으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야경이 훌륭한 곳입니다. 세븐힐즈 레스토랑은 술탄아흐메트 광장 인근에 위치 하고 있습니다. 술탄 아흐멧 광장은 터키에서 꼭 봐야 할 유적으로 손꼽히는 아야소피아와 블루모스크(술탄 아흐메트 모스크) 가 위치해 있는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도시 전체가 문화 유산인 이스탄불에서도 가장 역사가 깊은 곳이라고 할 수 있지요.

 

카이막 집에서 약 20분 정도의 거리를 우린 걷기로 했습니다. 이미 어둠은 짙게 깔렸지만 조금이라도 빨리 터키의 이모저모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미로처럼 얽힌 골목골목을 지나 뻥 뚫린 광장까지. 그 시간은 생각보다 매우 짧게 느껴졌습니다.

 

광장이 보이고 사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뻥 뚫린 길 사이로 이집트의 신전과 그리스의 아폴론 신전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넓디 넓은 광장에 우뚝 선 탑. 그리고 그것을 비추는 조명까지. 흡사 파리의 콩코드 광장이 떠오릅니다. 다른 느낌이 있다면 주변의 사원들의 시선강탈을 한다는 것이겠죠. 유럽의 건축 양식과는 전혀 다른 이슬람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첨탑들의 뾰족한 지붕과 둥근 돔 형식의 건물. 아라비안 나이트 만화에서 보았던 그 풍경입니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터키에 온 것이겠죠. 흥분과 긴장. 여행지에서 가장 좋은 순간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거리를 걸으며 많이 긴장도 했습니다. 16년도에 테러가 발생해 10여명이 사망한 곳이기도 하지요. 이런 전인류의 문화유산에, 그리고 전세계의 관광객이 모이는 이 곳에 그런 테러가 자행되다니요. 신념과 이념의 방향이 어긋난 방향을 향했을 때 그 피해는 엉뚱한 곳으로 돌아갑니다.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들만 안타까운 일이죠. 다시 한번 그 날의 참상을 추모하며 거리를 걸었습니다.



● 제대로 된 첫 식사 – 세븐힐즈레스토랑

 

 

술탄 아흐메트 광장을 지나 세븐힐즈 레스토랑에 도착했습니다. 첫날의 컨셉은 터키를 느끼는 것으로 정했기에 맛보다는 뷰 위주로 기준을 잡았습니다. 터키에는 특히나 루프탑으로 된 식당들이 많은데, 이 곳은 특별히 식사를 하면서 아야소피아와 블루 모스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에 가격은 좀 나가더라도 이 곳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사원 근처에는 술을 팔지 않는 터키에서 술탄 아흐멧 광장 근방에 맥주를 파는 몇 안되는 곳이기도 했구요.

 

계단을 오르자 탁 트인 시야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가을 바람이 선선하게 한참을 걸어온 여행자의 땀을 식힙니다. 그리고 좌우로 보이는 아야모스크와 블루모스크. 장관입니다. 고개를 조금 돌리자 바다도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뷰에는 딱히 맛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어떤 음식을을 가져다 놓아도 맛있게 느껴질만한 풍경입니다.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음식점답게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 그들도 이 곳을 즐기고 있습니다. 우선 맥주 한잔을 시켰습니다. 역시나 이곳에서도 기본으로 빵이 제공됩니다. 평범한 바게트 빵 입니다. 그냥 빵에 맥주를 마시고 있을 뿐인데, 너무나 행복합니다. 첫날부터 일정이 꼬이지도 않았고, 날씨도 무척이나 좋습니다. 가을 밤의 하늘은 무척이나 높았고, 별과 달이 아주 선명하게 보입니다. 청명한 하늘과 가을밤의 바람. 그리고 주변 가득 황홀한 야경과 맥주 한잔. 더 필요할 것이 없습니다.

 

요리는 대구와 해물 볶음 요리를 주문했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것 치곤 맛이 괜찮았습니다. 특히 대구 요리가 정말 좋았습니다. 비린내 하나 나지 않는 통통한 대구살에 불 맛을 입혀 담백히 구워내었습니다. 거기에 정말 갓 재배한 것 같은 싱싱한 야채들. 해물 복음 요리와 야채를 얹어 먹으니 꽤나 괜찮은 한끼 입니다. 나중에 터키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재방문 하고 싶은 곳입니다.

 

가게를 돌아다니며 연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장면들이 세세히 기록되길 마음으로 말이죠.



● 터키 현지 술문화를 알아보자 – 쿰카피

 

 

사실 쿰카피 지역은 여행 계획표 상에서도 그냥 둘러볼 것 이라고 적혀있던 곳이었습니다. 그만큼 정보도 없었고, 시내 관광지와는 거리가 꽤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이 곳을 가보지 않았으면 어쩔 뻔 했을까요. 그만큼 분위기에 취했던 현지 핫플레이스 였습니다.

 

이곳을 가게 된 건 순전히 숙소와 가까워서라는 한가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관광지 근처엔 사원 근처라 술을 팔지 않아, 숙소 근처에서 간단히 한잔 하고 들어가자 했던 마음이 이 곳으로 저희를 이끌었습니다. 치안이 불안하다는 얘기는 있었지만 딱히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카이막집과, 세븐힐즈 레스토랑에서 느꼈던 터키인들의 친절함에 사르르 녹았기 때문일까요. 이미 터키에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음악소리와 사람들의 왁자지껄 웃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정말 현지인들의 핫 스팟이었습니다. 동양인이라고는 저와 친구들밖에 없었습니다. 현지 사람들이 정말 신기하게 바라보더군요.

 

저희도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가장 메인 거리의 가장 바깥 쪽. 몸을 한 바퀴 돌리면 360도 사방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앉았습니다.

 

길을 가득 메운 테이블은 이미 만석입니다. 2002년 길거리 응원이 생각나는 인파입니다. 토요일 밤이라서 더욱 그랬을까요? 토요일 밤을 즐기고 싶은 마음은 전 세계 어디나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이 곳의 열기는 정말 대단합니다. 형제의 나라라는 터키. 형제라는 의미가 술형제라는 의미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만큼 우리네 술자리와 매우 닮았습니다. 목에 핏대 터져라 소리치는 사람들과 얼굴이 새빨개진 사람들. 이곳에서는 소주 대신에 터키의 현지 술인 라크라는 것을 마십니다. 화장품과 비슷한 향에 물과 같은 투명한 액체입니다. 신기한 것이 이것을 물에 타먹는데 물에 타는 동시에 뿌옇게 우유처럼 변합니다. 맛은 없더라고요. 도수는 좀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라크의 영향인지 다들 달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신나게 마시더군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이 절로 나는 그런 진풍경입니다.

 

저희도 계속해서 맥주를 시켰습니다. 이 분위기에 푹 빠져보고 싶어서였나 봅니다. 다음날. 아니 다음날도 아닌 거의 4시간 뒤 새벽 3시에 기상해야 하지만, 이 흥겨움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불태울 수 있을 때 불태우는 것이 또 여행이지요.

 

이 곳의 묘미는 무리 지어 다니는 악사들 입니다. 바이올린, 기타, 피리, 북 등을 갖춘 4~5인의 악사들이 팁을 받고 그 자리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며 동시에 분위기를 띄워줍니다. 얼핏 어떤 응원가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그 테이블 주변은 난리가 나더군요. 의자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난리도 아닙니다. 옆 테이블에서 컴플레인을 할 법도 한데 오히려 같이 뛰어 놉니다.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참 아쉽게 느껴지네요.

 

그렇게 저희도 한참을 놀았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00시. 당장 3시간 뒤에 기상해서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하는데 말이죠. 마지못해 숙소로 빠른 걸음을 옮겼습니다.

 

여행기는 잘 보셨는지요. 다음호에는 터키여행의 진수. 카파도키아 이야기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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